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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과 백석시인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곳 길상사
지난 일요일 성북동에 있는 길상사를 다녀왔습니다. 사찰보단 숲속 정원을 둘러보고 온 느낌이랄까요. 지하철 한성대역6번 출구를 나오면 셔틀버스가 시간마다 있다는데 전 걍 택시를 이용하여 다녀왔습니다. 기본요금이면 충분하니 갈때 택시 올때는 걸어 내려오셔도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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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는 80년대 말까지 삼청각, 청운각과 함께 최고급 요정의 하나였던 대원각 자리에 세워진 사찰로서 성북동 깊숙한 산자락의 대원각 주인이었던 김영한 여사가 7000여 평의 대지와 건물 40 여 동 등 1천억원대의 부동산을 법정 스님에게 시주해 길상사로 탈바꿈하게 되었습니다.

1997년에 길상사 개원법회를 봉행하였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사찰을 돌아볼 수 있는 공간으로도 유명하며, 불도체험, 수련회 등의 프로그램과 고사리손의 미술대회 및 대중가수의 콘서트까지 개최하는 등 도심속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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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는 평안도 출신의 재북시인 백석과 그의 연인이었던 대원각 주인 김영한 여사의 이루워지지 않은 슬픈 이야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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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은 조선 권번에서 조선 정악계의 대부였던 하규일 선생 문하에서 여창가곡, 궁중무 등을 배웠습니다. 문재를 타고난 김영한은 기생 생활 중에도 ‘삼천리문학’에 수필을 발표하며 인텔리 기생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1935년 기생 김영한의 능력을 높이 샀던 조선어학회 회원 해관 신윤국의 후원으로 일본 유학을 하여 도쿄에서 공부하던 중 신윤국이 일제에 의해 투옥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합니다. 김영한은 함흥에서 스승의 면회를 시도했으나 면회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함흥에 눌러 앉습니다. 진향은 끝내 스승 신윤국을 면회하지 못했지만 함흥 영생여고보 영어교사로 근무하고 있던 백석과 운명적으로 만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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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은 1912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났습니다. 본명 1929년 오산고보를 졸업하고 도쿄로 건너가 아오야마 학원에서 영문학을 공부했으며 조선일보에 시를 투고 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함흥 영생여고보 영어교사로 부임을 하였습니다.함흥영생고보의 영어교사였던 26세의 젊은 시인과 23세 아리따운 기생의 이뤄질 수없는 사랑.
시인의 부모는 기생과 사랑에 빠진 아들 백석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었던지 세 번이나 강제로 혼인시켰다지만
그때마다 시인은 번번이 연인 김영한에게 돌아갔다고 합니다. 백석은 만주로 사랑의 도피하기를 원했지만 김영한이 거절하자 백석혼자 만주로 떠났고, 해방이후 6.25전쟁으로 남북이 가로막혀 두 사람은 영원히 만나지 못했다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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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앞 좌측으로 나가는 월문엔 상사화 덩굴이 무성하게 덮여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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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 왼편으로 난  월문을 나서면 길상헌과 침묵의 집이 나옵니다.침묵의 집은 참선과 음악을 통한 명상 등 자유롭게, 개인적으로 정진할 수 있는 공간이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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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 왼쪽길 황토길을 걸어오르면 왼편으로 행자들이 머무는 숙소가 보입니다. 숲이 우거진 이길은 마음의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일듯합니다. 수량이 많지 않은 계곡물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돗자리펴고 한 숨 청하고픈 생각이 들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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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잎 사이로 가을햇살이 황토길위에 비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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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소담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가을 책 한권을 가지고 길을 나서도 좋을듯합니다. 전 이곳에서 한참을 멍때리고 있었네요.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정말 그렇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서두룰 필요 없자나 쉬엄쉬엄 여유를 가지라고..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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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래 꽃을 피운 야생화도 좋았고 나무위에서 수행을 하시는 동자승(?)도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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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아이들말입니다. 공부는 뒷전 이녀석들도 멋진 풍경에 넋을 놓아버렸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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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청위로 자라는 단풍나무에도 물이 들기 사작합니다. 감은 이제 제법 익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길상사의 가을이 시작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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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를 나오면서도 아쉬움에 몇번을 돌아보았습니다.성북동 주택가 바로 옆에 생각지도 못한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가끔 나가 하루종일 책이라도 읽으면 좋겠다 생각하며 길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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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 담벼락을 기어 오르는 담쟁이에도 붉은 물이 들어갑니다. 가을을 한가득 안고 가벼운 마음으로 길을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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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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