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이란 이름으로 오래되고 낡은 것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가는 시대
돈으로 살 수 없는 흘러온 시간이 만들어 준 가치를 찾게 되는 골목길 기행
군산의 해망동 골목은 이젠 그 한계를 보이는거 같습니다.
2006년 당시 공공미술프로젝트로 부활의 조짐을 보이긴 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의 해망동은 예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어졌습니다.어쩜 그래서 더 애착이 가던 해망동 골목...



쓰레기가 쌓여가던 입구의 씌여져 있는 해망동에 대한 설명
 

일제식민시절 각국공원으로 시작된 월명공원과 바닷가 선창사이 비달에 들어선 해망동은 우리 근대화 시기 군산에 대한 기억들이 고스란히 들어 있는 공간이다.해방후 피난민들이 하나 둘 집을 짓기 시작하고 필요에 따라 자생적으로 덧 이어져 만들어진 해망동 마을은 적층식 가옥구조와 미로와 같은 골목길을 따라 지붕들의 선이 하늘과 맞닿아 이어진다.

바다가 바라보이는 동네라 하여 이름 붙여진 해망동은 산업근대화시절 활황이던 수산업과 청구목재등 합판산업의 배후거주로 80년대 중반까지만 하여도 활기를 띄었던 삶의 현장이기도 하였다.지금은 낡고 쇠락한 공간으로 인식되는 이곳이지만 골목을 따라 산으로 오르거나 선창 쪽으로 내려가는 이 길은 지난 시간들에 대한 기억과 함께 시간의 결을 따라 걷는 사유의 산책길이라 할 것이다.





대로변의 옆 건물까지도 폐허로 변해버린 마을...
깨진 유리창 위의 간판이 예전 모습을 떠올리게 했던 해망동 골목길


  공용주차장에 차를 멈추고 골목속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시작은 해망굴 앞의 일본식건축앞에서 시작을 합니다.
넷상에서 많이 알려진 이 건물은 예전 미용실 건물이였다는데 지금은 그 흔적조차 찾아 볼 수 없습니다.


 해망굴...




 골목을 걷다보면 곳곳에서 이런 빈집을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떠나고 이제 고령의 노인분들만이 오래된 건물들과 마을을 지켜가는 그곳




해망동골목은 2006년 아트 인 시티를 주제로 진행된 공공미술프로젝트의 한 장소였습니다.
지금도 유명한 이화동골목이나 부산의 물만골등 11곳이 선정이 되어 벽화골목으로 재탄생을 하였습니다.
지금에야 전국적으로 무수히 많은 벽화골목이 생겨 예전만큼의 관심을 받지 못하지만 그 당시엔 큰 관심을 받던 장소이기도 했습니다.사진을 좀 한다는 분들이 꼭 들려야하는 유명한 출사포인트이기도 했구요.

덧)작년 말 진행된 티스토리 탁상달력 사진 공모전에서 3월 사진의 주인공이 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퇴색되어 버렸지만 골목 곳곳에서 벽화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태어날때의 원색의 옷을 벗고
햇살에 그을리고
바람과 비에 씻겨
자연의 색에 가까워진 벽화는 이곳이 원래의 자리인양 허물어져 가는 건물과 함께 그 자리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작은 소품들까지 예사롭지 않았던 벽화골목











 한낮에서 살짝 어둠이 드리워지는 좁은 골목길
옛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친숙한 풍경입니다.


 어느집의 대문앞에 널부러진 운동화 한짝....
집의 멍멍군이 물고 나온듯.


골목에 쓰여져 있던 재개발 관련문구를 보니 이곳도 조만간 변화의 바람이 일듯하네요.
불편한 현지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개발이라면 잠깐 스쳐지나가는 사람들의 향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작정 보존해야한다고만 할 수는 없겠지요.하지만 그럼에도 섭섭한 마음은 어쩔 수 없네요.


골목의 높은 곳에서 바라본 해망동 골목
지금껏 걸어온 골목이 인상적이였고 색색의 지붕들과 퇴색해진 벽화마저도 아름다운 곳입니다.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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