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각인형으로 부활한 박달재의 슬픈 사연
조선조 중엽, 경상도의 젊은 선비 박달은 과거를 보기 위해 한양으로 가던 중 지금의 평동리의 어느 농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이집의 딸 금봉이와 눈이 맞았다고 합니다. 금봉의 청초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은 박달, 박달의 의젓함에 마음이 동한 금봉, 그날밤 잠 못 이룬 이둘은 밖으로 나와 서성이다 마주치게 되는데....이들은 금세 친해졌다고 해요. 이튿날 떠나려던 박달은 며칠을 더 묵게 되었고 밤마다 두 사람은 사랑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과거급제 후 함께 살기로 굳게 약속하고 한양에 올라온 박달은 낙방하고 금봉이 볼 면목이 없어 평동에 가질 못하게 되는데요.

한편 박달의 장원급제를 빌던 금봉은 박달이 떠나간 고갯길을 박달을 부르며 오르내리다 그만 상사병으로 한을 품은 채 죽게 된다고 합니다.저런 장례 사흘 뒤 풀이 죽어 평동에 돌아온 박달은 금봉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땅을 치며 목놓아 울다 얼핏 고갯길을 쳐다보던 박달은 금봉이가 고갯마루를 향해 너울너울 추며 달려가는 모습을 보고 뒤를 쫒아가 잡았습니다.고갯마루에서 금봉을 와락 끌어안은 박달은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게 됩니다. 이 일이 있은 후부터 사람들은 박달이 죽은 고개를 박달재로 불렀다고 하지요. 


이렇듯 박달재는 슬픈 사랑의 전설을  간직한 곳입니다. 그 전설은 노래에 담겨 더 유명해지기도 했구요. 그러던 박달재의 슬픈전설은 다시 또 사연을 담은 목각공원으로 부활을 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가는 일은 드문 일입니다. 박달재터널이 생기면서 예전 38번도로의 역활은 사라져 버린지 오래되었지요. 저도 여러번 박달재를 넘었지만 이 고갯길을 달려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휴게소에 도착하니 울고 넘는 박달재의 노래가 끝이없이 무한반복, 노랫소리를 뒤로 하고 공원입구에 섰습니다. 간간히 보슬비가 내리긴 하였지만 우산없이 혼자 걸었습니다.




처음에는 해학적인 모습이 장승이 반깁니다.
 




장승사이에 쳐진 거미줄에 빗방울이 맺혔습니다.
 




또 넓은 돌위에는 너무나 정겨운 고무신 놓여 있습니다.
놓인 세켤레의 고무신안에는 빗물이 가득 고여 있습니다.
 




걷는 길 아랫쪽으로 박달,금봉 재현상이 있습니다. 금봉이의 아름다운 모습과 울부짖는 박달등 여러개의 조각상이 있었는데 다 담진 못했습니다. 이것보단 더 마음에 들었던 조각상이 있었거든요.
 




바로 이곳입니다.
인간 생활상이란 주재로 시작해 인간의 생로병사란 주재로 끝을 맺는 이 길이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귀엽고 푸근한 조각상도 마음에 들었고 길의 중간에 있던 나무다리도 무척 예쁘더라구요. 드리워진 나무그늘은 운치를 더해주고 있습니다.




자세한 사진은 없지만 직접 보시면 하나하나 선조들의 생활상이 그대로 엿보이는 작품들입니다.

 



비가 오는데도 사람이 여럿 있었습니다. 
우산을 쓰고 앞서는 연인과 그 뒤를 따르던 가족 일행...
아이도 무척 신나했습니다.









인자한 아니 회초리를 손에 들고 사고뭉치 아이를 기다리는 것 같은 어머니의 조각....
실감나지요.
 




윗쪽으로 올라가면 십이지신상이 있습니다.
 







그리고 맨 위에 이렇게 예쁜 우물이 흐르구요.
이곳에 흘러내린 물은 공원을 가로질러 내려간답니다.그래서 공원 중간 나무다리가 필요했던거였구요.

작지만 아기자기 가볍게 산책하기 좋은 공원,
혹 우연히라도 박달재휴게소를 들리실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걸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의외로 괜찮은 장소이더라요.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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