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백 여든 여섯번째 이야기
콩알이를 위해 준비한 공간,


지금은 콩알이와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지만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어요. 한밤 중 놀아 달라며 잠을 깨우는 녀석때문에 힘든때도 있었고 자꾸 손을 깨무는 버릇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여러 소소한 것들도 많았던 것 같아요. 그런 녀석이 이제 내게 너무 익숙해져서 제 하루를 훤히 꿰뚫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그 반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제가 그 녀석에게 익숙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집에 녀석이 잠을 자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요.
거실은 이 테이블 밑이 그곳이예요.
제가 거실에 머물때면 이곳에 누워 제 옆을 지킵니다.





콩알!
덥지 않아???





응 쬐금,,,





그런데 굳이 왜 거기 들어가 있어???
이리 나와,





응?





그래도 이곳이 좋단 말야>





그런 녀석을 위해....


콩알!
널 위해 특별히 만든 건데,
마음에 들어?





어두운 곳을 좋아하는 녀석을 위해 이불을 막아 만든 공간,
그 옆 벽면은 녀석이 어릴적에 뜯어 놓은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그땐 참 사고도 많았지요.


마음맞는 사람과 함께 살아도 다투게 되는데 고양이와의 동거가 오죽했겠어요. 말을 할 순 없었지만 콩알이가 상처받는 일이 많았을거예요. 그러면서 일정부분 포기도 하고 서로에게 맞춰졌겠지요. 녀석은 야행의 습성도 일부 포기하는 넓은 배려를 보여주었구요. 폭염으로 불쾌지수가 놓아져 사소한 일에도 다툼이 많아지는 요즘이예요. 이럴때일수록 타인을 향한 작은 배려가 필요한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오늘 문득 녀석을 보며 이 작은 미덕을 생각해 봅니다.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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