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이백 서른 여섯번째 이야기
고양이표 애교, 현관 앞 마중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녀석들이 인간과의 유대가 전혀 없을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콩알이를 키우기 전까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녀석들도, 강아지처럼 충분히는 아니지만 가끔 애교를 피우고 사랑스런 행동을 하며 친밀함을 나타내기도 한답니다.
그 중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콩알이표 애교가 있는데요, 이렇게 문 앞에 앉아 마중하는 것이예요.
집사들은 대부분 같은 경험이 있으실텐데요.
녀석, 제가 오는 발소리는 기가 막히게 알고 현관문 열고 들어오면 이렇게 문 앞에 앉아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달려들어 반갑게 맞아 주는 건 아니지만,
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이렇게 나와 앉아 있는 것 만도 어찌나 감사한지,
그저 성은이 망극할 뿐입니다.




 



그렇다고 매번 이렇게 나와 앉아 있는 건 아니예요.
가끔 졸다가 타이밍을 놓쳐 제가 집에 들어와서야 다가오는 때도 허다합니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어요,



 



그래,
너도 잘 지냈지?




 



암요,




 



현관앞에 서서 사진을 찍고 있으니 녀석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지키고 앉아 있네요.
평소에는 제가 집에 들어서면 제 발을 쫒아 다니며 아는 척을 하는 녀석이예요.
어쩌면 이게 녀석들이 할 수 있는 최대의 애교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러기에 녀석이 맞아주는 이 마중이 특별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어요.
뭐 굳이 이렇게 안해도 상관은 없지만 말이예요.


콩알,
무쟈게 감동이야,




뭐 이 것 가지고,
이 것 밖에 할 수 없어서 미안할 따름
야옹,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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