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이백 쉰 네번째 이야기
베란다 상추 수확하기

 


주말동안의 비와 바람으로 깊어진 가을느낌이 많은 날이었어요.
거리를 나뒹그는 낙엽에 분위기에 빠져 들다가도 어느 한 순간 가슴에 싸한 느낌이 들다 가곤해요.
뭐라 말할 수 없는 감정인데 좋은 건지 나쁜 기분인지 알 수도 없는 그런 기분이 말이예요.



집에서 내려다 본 거리,
꽤 많은 낙엽이 도로를 덮었어요. 



 



늦은 일요일 오후,
베란다에 자라는 상추를 수확했어요.
지켜볼땐 그렇게 더디게 자라더니 신경을 안 쓰는 사이 몰라보게 무성해졌더라구요.




 


수확이라고 말하기에는 부끄러운 적은 양,
상추쌈을 하기엔 적지만 간장 양념에 살짝 묻히면 하루 반찬은 될 정도의 양이예요.




 


가만히 있을 콩알양 아니예요.
옆에 지키고 앉아 저보다 더 신이 났어요.




왜 저건 저기다 모아 놨어?




그건 버릴 거 니 앞에 있는게 먹을 수 있는거야,




 



오호라,
이게 먹을 거란 말이지?




그치만 니가 먹을 건 아닌 것 같아,




 



칫!
그런게 어딨어,




 



휑한 텃밭이 조금은 낯선듯,
화분으로 걸음을 옮기는 녀석,




 



여기 좀 썰렁한게 이상한 것 같아,



기다려봐,
조금 있으면 다시 무성해질거야,




 



아!
가을은 쓸쓸한 계절,
모두 옷을 벗어 앙상해지는 거로구나,
텃밭 상추 너마저도....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않는 녀석,
콩알이도 분위기를 타는건지 얼굴에 살짝 쓸쓸함이 비치는 것 같습니다.ㅋ




얼굴에 수염은 위용돋는 것 같아,
암묘인 너에겐 어울이는 것 같진 않지만,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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