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사백 열번째 이야기
창에서 바라보는 세상


어느 순간 무언가의 시선이 느껴져 주위를 둘러보면 멀치감치 떨어져 앉아 저를 바라보고 있는 콩알양의 눈을 마주하게 됩니다.
"저는 다 괜찮아요."라는 듯 달관한 표정
그 눈빛에 마음 한구석이 아려 오는군요.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요즘은 녀석의 눈을 보면 늘 미안한 생각이 들어요.
시골에 오면 녀석의 환경이 더 좋아질거라 생각했는데 현재로서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녀석의 활동 공간이 많이 줄었어요.예전에는 집안에서 녀석이 갈 수 없는 곳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주방도 안되고, 거실도 조카가 있으면 안되고, 어머니 방도 꼭꼭 잠겨 있고 녀석이 마음 놓고 지내는 곳은 좁디 좁은 집사의 방이 전부인 상태, 그래서일까, 요즘은 잠자는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제가 잠자는 시간에 맞춰 잠을 자고, 제가 있는 시간에는 거의 깨어 있었는데 말이예요.


넋두리는 이쯤에서 접고 오늘 이야기 이어 나갈께요.
오늘은 지난 번 포스팅에 다뤘던 이야기 2 쯤 될 것 같네요.
지난 번은 거실창에서 바라본 세상
오늘은 집사의 창을 통해 바라본 세상입니다.






녀석을 호흡기 건강을 위해 창문을 많이 열어주려고 노력해요.
이러면 녀석이 혹시 나갈까 봐 걱정하시는 분이 계신데 녀석, 그런 행동은 하지 않네요.
나간다 해도 조심조심 냄새 맡아가며 가느라 멀리 가지 못하고 잡히고 말아요.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혹시 모르니 그때는 방충망은 닫아 둘 생각입니다.





오늘도 좀 겁먹었어요.
내다 말고 뒤 돌아서는 소심냥,



겁난다옹,


괜찮아, 내가 옆에서 지키고 있잖아,




그래, 그럼 함 나서볼까?




창틀에 앉아 바라보는 세상,




녀석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어떤 풍경일까?




아빠의 고향이 녀석에게도 마음에 들기는 할까?




저의 이기심에 혹여라도 녀석의 희생을 강요한 것은 아닌지......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녀석에게 미안함 감정이 생기는지도 모르겠어요.




콩알,
난 궁금해?
여기라도 정말 괜찮은 거야?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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