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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기는  썩 기분 좋은 소식이 아니네요. 오늘은 배추를 심기위해 옥수수대공을 베야 하는 날이였습니다 .오전 일을 끝내고 점심을 먹는데 개가 자꾸 짖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나가보니 저희 집 쪽으로 앞집에 사는 형이 술이 잔뜩 취한체로 낮을 들고 올라 오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물어 보았지요.

형! 술 취해서 어딜 가려고...?
어 너네 뒷집에
거긴 왜?


저희 뒷집에 오래된 폐가가 한 채 있습니다. 저보다 두 살 어린 여자 아이가 살던 집인데 오래전 아버지가 자살을 하시자 어머니 혼자 농사를 짖기 어려워 충주로 이사를 간 후론 쭈욱 폐가로 남아 있는 집입니다. 서울에서 누가 샀다고는 하는데 아직 빈집으로 남아 있는 집입니다.그 분의 자살 당시, 어린 나이였던 전 자살이유에 대해 알 수 없었고 최근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해 개구리참외가 돈이 된다고 저희 동네에 많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수확도 못하고 밭을 갈아 업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희집을 포함한 다른 분들은 개구리참외뿐만 아니라 다른 작물도 하였는데 그 분께선 봄농사를 그것에만 올인을 하였나봅니다.그 일로 하지 말아야할 선택을 하시게 된듯합니다. 저희 부모님께서도 그때 참 힘들었다고 매년 봄철마다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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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그 집에서 귀신이 나와 내 머리속으로 들어와.
가서 뭐 어쩔려구.
가서 집 부셔 버려야지.
가지마. 내가 집에 데려다 줄께.


말려도 소용이 없습니다.비틀거리며 수풀이 가득한 그 집을 기여코 들어가네요. 전 미쳐 마치지 못한 점심을 먹기위해 집으로 들어와 형이랑 어머니께 그 이야길 했습니다.


형! 철수(가명)형 영희(가명)집에 가네.
거긴 왜?
그 집에서 귀신이 찾아 온대.
그 xx 또 미쳤네?
뭐?
개 작년에 병원갔다 왔어
왜?
알콜중독에 정신착란으로...


그 형이 귀농한진 꽤 오래 되었습니다. 청주에서 직장 다니다 결혼하구 이듬해 들어왔던걸로 압니다. 처음엔 의욕적으로 농사도 지었는데 참 운이 없는 사람이였나봅니다. 여러번의 실패로 가지고 있던 밭도 다 팔아버리는 신세가 되었나봅니다. 그때부터 술을 마시게 되었다네요.처음에 2~3일에 한번꼴인것이 술마시는 형을 참지 못해 형수가 집을 나간 뒤론 매일밤을 술로 살았더라구요. 그리고 요즘은 아침부터 술에 젖어 살다 싶이 하네요.며칠전 만날때도 무우,쑥갓을 심어야겠는데 늦지 않았는지 다른 형들테 자문을 구하는 것이 멀쩡해 보여 그 형 상태를 전혀 알지 못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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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남들이 꿈으로 그리는 이상이랑 현실은 많이 달라요. 현실은 암담하죠? 농사실패로 자살을 한 뒷집 아저씨나 알콜중독이 된 앞집의 형처럼 누구나 그렇게 될 수도 있는 현실인 겁니다. 하지만 누군간 그 농촌에서 희망을 보는 이가 있습니다.저 또한 그렇고...지금 귀농을 희망하시는 분들이 그럴 것입니다. 그렇다고 원하는대로 다 이룰 순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이유는 없는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귀농에 성공을 하였고 누구보다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 있으니까요. 저희 동네에도 많은 돈을 벌진 않지만 즐겁게 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맛난음식, 좋은 옷보다 가족 그리고 이웃간에 오고 가는 따스함이 더 소중한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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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일군의 귀농일기 그 여섯번째 이야기....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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