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진 앙상한 은행나무속 아름다운 산책-문광저수지
외출/충청도 2010. 11. 8. 10:50 |새벽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내렸습니다. 집 마당에 떨어진 낙엽이 바람에 흐날리는게 마치 겨울이라도 된듯 자꾸 몸이 움추려드는 아침입니다.바람도 점점 차가워져 이제 계절도 한발짝 겨울로 다가선듯합니다. 이런 날은 왠지 기분이 가라앉아 우울해지는것 같습니다. 며칠 전 갔던 문광저수지의 느낌도 오늘과 비슷하였습니다.
노란빛의 은행나무길을 기대하고 갔던 문광저수지, 전날의 반짝 추위로 나무는 모두 잎을 떨구었습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아 있는 은행나무길 내심 눈부신 노란길을 기대한 전 처음에는 살짝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곧 그 못지 않게 아름다운 길을 보게 되었답니다.
은행잎이 쌓인 저수지 주변길의 아름다움이 들어 왔고....
수면위에 비친 반영의 아름다움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이 맑아 반영도 아름다운거 같습니다. 물위에 뜬 낙엽들도 운치가 있구요.
저수지주변을 왔다갔다 하던 녀석, 강아지도 이런 느낌이 좋은가 봅니다. 어찌나 빨빨거리고 잘 돌아다니던지....
저수지주변을 서성이다 본격적으로 은행나무길을 걸어봅니다. 노란잎이 가득했던 지난날을 연상하면서 말이죠.그때의 풍경에 비할바 못되지만 앙상한 가지만 남은 길도 운치가 있습니다.또 누군가는 이런 길이 더 마음에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처럼 말이죠.^^
한참 생각에 잠겨 길을 걷는데 차 한대가 쌩~~바람을 가르며 달려가 제 앞에 섰습니다. 왜 길 중앙에 차를 세울까 짜증이 밀려 오려는 순간 아릿다운 한 여성이 내려 카메라를 드네요. 뭐 제품촬영이라도 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전 한참 그녀와 떠나길 기다렸습니다.다행히 그년 오래시간을 머물지 않고 처음처럼 힘차게 후진을 해 길을 빠져 나갔습니다. 헐,, 여자인데도 저보다 운전이~~~짱입니다.
어찌보면 화려했던 예전의 모습을 동경하는 늙은 여배우의 뒷모습처럼 앙상한 가지에는 여운이 남아 있습니다. 생각할 꺼리가 많이 생기는 길입니다.
길 중간중간 의자가 놓여 있어 가을 운치를, 생각의 정리를 아주 편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저도 잠시 앉아 지난날을 되뇌어보았습니다.
사람이 떠난 텅빈의자....
화려한 20대를 보내고 30대 중반을 향하는 한 남자....
이유없이 그저 마음이 휑해 지는게
가을,아름답지만 그래서 더 공허해지는 계절인듯 싶습니다.
낙엽이 진 앙상한 가지밑을 걷는 은행나무 길,아름다운 산책이 되셨나요? 생각이 많아지는 아침입니다.
꿈같던 휴일은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거 같습니다. 월요일이네요.몸이 좀 피곤한 하루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그래도 다가올 휴일을 위해 오늘은 또 오늘 할 일을 해야겠지요. 모두 화이팅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