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번외편


저에겐 고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있습니다. 녀석, 고등학생이 되었는데도 요즘 한참 외모에 신경쓰고 연예인에게도 푹 빠져 지내는 철없는 녀석인데요. 이런 녀석에게 누나가 한 달 전 우리집을 다녀 가서는 삼촌집에 고양이 키운다니깐. 자기도 고양이 엄청 좋아한다면서 사진을 보내달라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녀석에게 콩알이 사진중에 가장 잘 나온 사진 몇 장을 보내줬었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구요.그게 한 달전쯤의 일이였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주말 녀석의 집을 다녀 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녀석에게 콩알이를 본 소감이 어떤지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조금 실망을 하고 말았습니다.

콩알이 어때?
그냥
귀엽지 않아?
음 별로, 그런데 무슨 종이야?
한국고양이.
그럼. 도둑고양이야?
어, 그런데 도둑고양이라고 하지 말고 코숏이라고 그래 앞으로는....


이런 뜨뜨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더라구요. 알고 봤더니 조카가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유가 녀석이 좋아하는 그룹 동방신기의 멤버 시아준수가 고양이를 키워서 그런거였더라구요.

시아준수도 고양이 키우는데
그래
난 시아준수가 키우는 고양이랑 같은 건 줄 알았어.


그러면서 인터넷에서 시아준수가 키우는 고양이를 찾아 보여주더라구요. 시아준수가 제법 많은 고양이를 키우는것 같은데 모두, 고양이계에선 대접받는 아이들이더라구요. 스코티시 폴드, 아메리칸 숏헤어, 뱅갈, 아비니시안 등 총 여섯 아이들을 키우고 있더라구요. 이걸 보고는 삼촌도 이런 녀석을 키우고 있는 줄 기대를 했는데 콩알이 녀석을 보고 좀 실망을 한 눈치더라구요.저도 잠깐 조카의 실망하는 눈빛을 보고 나도 유명한 품종의 녀석을 키웠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잠깐동안 들었습니다. 그랬다면 조카의 반응도 달라졌을테니깐 말이예요.




콩알이 녀석이 이런 대접을 받은 게 이번뿐만은 아니였어요. 고양이용품을 구입했던 가게에서도 그런 경험이 있었어요. 다 그렇진 않지만 일부의 사람들은 품종을 이야기하면 말하기 전과는 태도가 달라졌던것 같습니다. 그런 후로 품종을 물어보면 말끝을 흐리게 되더라구요. 그러면 안되는 건 줄 알면서도 저도 조금 창피해지는 것이 저도 어쩔 수 없는 속물근성에 젖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챙피한 거얌?

미안.
잠시지만 그런 생각을...

정말 미안해 


 



 

Posted by 하늘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