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귀향인의 주말 한나절

고향으로 들어 온 지도 삼개월째로 접어 들었네요.
새로운 환경에 적응 못하는 것이 콩알이만은 아니었어요. 실은 저도 처음에는 적응이 잘 되지 않더라구요.
십년이 넘는 도시생활은 제 생활방식에도 적잖게 변화를 주었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둠이 내리면 적막하리 만치 조용한 시골의 밤에 익숙해졌고, 가끔 밤하늘을 올려다 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여유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또
주말을 이용해 농사를 지어 볼 계획도 실행에 옮겼습니다.
많은 양이 아니기에 주말에 잠깐 짬을 내서 해도 시간이 남더라구요.


오늘은 저의 주말 일과를 조금 보여드리려 합니다.
뭐 대단한 건 없지만 저에게는 나름 의미있는 시간들 입니다. 





십 오일 전에 고추를 심었어요.
이 사진은 그 날의 사진이예요.
지금의 사진은 찍지 않았지만 현재는 고추 말뚝도 다 박았고, 어제 오전에 고추줄도 다 매어 놓은 상태입니다.




고추줄을 매는데 세시간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양이 얼마되지 않아 쉽게 끝났어요. 주말을 이용해 하는 농사인지라 많이는 겁이 나더라구요.
올해 해보고 자신이 붙으면 내년에는 좀 더 다양한 작물을 지어 볼 생각입니다.




일을 끝내고 돌아와서는 앞으로 마실 차를 만들었어요.
엇그제 따 놓은 아카시아 꽃을 센불에 살짝 볶아 그늘에 말리고,,,,





일 나가기 전 새벽에 따서 씻어 놓은 뽕잎도 첫번째 덕음을 해 놓았습니다.





덕음전에 너무 끝잎은 한 두번 잘라 놨어요.
그리고 현재는 두번의 덕음이 끝나고 바싹 말라 있어요. 어제 밤에 급한 마음에 첫잔을 마셨답니다.
한번 마셨는데 몸이 어제는 다른 건 저만의 착각이겠지요.
저희 집안이 고혈압 환자가 많아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하는데 이 뽕잎이 고혈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하지요.
앞으로 시간 날때마다 많이 만들어 두어야겠어요.
식구들도 나눠주고 저도 먹을려면 말입니다.






덕음하는 중,,,
더운 날씨에 고생을 좀 했습니다.







이렇게 오전 일과를 끝내고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오늘 밖에서 할 일은 다 끝난 셈입니다.
이젠 여유 있게 남은 주말을 즐길 시간이예요.
콩알이도 함께....




컴퓨터 위에 딱 붙어서 녀석도 한가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어요.
가끔 참견도 해 감서 말입니다.


어이~~
거 받침 틀려다옹,,,


라며....





긴 꼬리 찰랑이며 누운 모습이 매혹적이예요.





고양이도 알고 보면 사람 무척 따라요.
제가 화장실에 들어 가 있으면 문 앞에 다소곳이 앉아서 절 기다려요.
가끔은 화장실 안까지 들어와 볼 일보는 절 쳐다볼 때도 있구요.
그럴땐 정말 난감하죠,,
하지만 쫒아 내지는 못해요.
그런 녀석이 무척 고맙거든요.





오늘은 저의 일과를 살짝 보여 들렸어요.
원래는 콩알이의 귀농살이를 보여 드릴려고 했는데 이게 워낙 특별한 게 없이 노멀하니 딱히 소개 하기가 뭐해서.,,,
걍 자고 먹고 싸고, 걍 자고 먹고 싸고,,,
가끔은 이렇게 바깥 구경,,,

짐 멍멍군들과 눈 싸움 중이예요.
이 둘은 언제쯤 친해질련지,,,,
먼 훗날 이야기겠지요.
아마 그런 날이 평생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생각도 들어요.
요즘 같아선,ㅋ


견님들,,,나 좀 잘 봐달라쿠,
알고 보면 나도 나쁜 고양이는 아니다옹,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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