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가양동을 지나갈 때의 일이다.
신호에 걸려 정차하고 있는 나의 눈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 한분이 서 계시는게 보였다.
지하철공사로 한창인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계실까?
자세히보니 그 분의 휠체어를 가로 막고 있는 꽤 높은 검은색 관인 듯한 물체가 보였다.
신호가 바뀌어 나는 그 곳을 지나쳐 올 수 밖에 없었다.
며칠 동안 그분이 겪었을 고통에 마음에 아팠다.

시골에 계신 나의 엄마는 왼쪽 손가락이 네개뿐이다.
엄마가 어렸을 적에 소 여물로 쓸 풀을 자르는 도중 작두에 새끼 손가락이 짤려
15살때 잃으셨다고 하셨다.
지금까지 나는 엄마의 남들과 다른 손을 한번도 부끄럽거나 장애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어렸을 적엔 고무장갑을 끼거나 장갑을 끼고 계실때 그 새끼 손가락이 없는 곳을 잡고
놀곤 하였다.
그럴때면 엄마는 내 등을 살짝 때리며 손을 뒤로 빼시곤 하였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엄마는 자신의 손이 부끄러우셨나보다.
지금도 왼쪽 손을 남들한테 보이시길 꺼리는 듯 보인다.
새끼 손가락 하나 없다고 사시는데 불편할 것도 없고 보는 이들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엄마는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자격지심을 갖고 계시는 것이다.
"엄마 부끄러워하실 필요 없어요. 우리 자식들 키워 내신 휼륭한 손인데 왜 그래"
늘 이렇게 말을 하여도 그마음이 쉬이 지워지지 않으신가보다.
남들과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엄마도 이같은 마음을 갖고 사시는데 며칠 전에 보았던 그분은
얼마나 많은 불편한 시선과 자격지심을 안고 사셨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사는데 불편함이 없어도 마음의 상처가 남들과 다를터인데
일상의 사소함에서 부딛히게 되는 장애들로 또 얼마나 마음을 상처를 받을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방송에서는 연일 서울을 디자인한다고 난리다.
오늘 방송중엔 서울택시를 통일 시킨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물론 외관을 아름답게 꾸미는 거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보다 선행되어야 할 일들이 있지 않을까?
모든 사람들이 편하게 아무 불편함없이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그것이지 않을까
거리의 육교를 없애는 것
거리의 턱을 조금 더 낮추는 것
가게앞에 나와 있는 간판이나 간이매대를 치우는 것

모든 장애우들이 비장애우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
그래서 그분들이 생활하는데서 받게 되는 상처만큼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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