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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연필 예찬론이란 글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초등학생들도 잘 쓰지 않는 연필을 아직 쓰고 그리워 하는 동지를 만났다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샤프나 볼펜보단 아직도 연필을 주로 사용을 합니다. 연필을 새로 깍아 첫글자를 쓰는 일이 은근히 기분을 좋게 하기 때문입니다. 

옛날 초등학교 때 아버지께서는 저의 산수숙제를 자주 도와주시곤 하였습니다.  밥상을 놓고 그 위에 과제를 올려 놓으면 아버지께서는 손수 연필 두 자루를 깍아 제 손에 쥐어주시곤 하였습니다. 그땐 앞뒤로 깍았으니 네 자루가 된 셈입니다.지금은 심이 잘 부러지지 않지만 그때 연필은 조금만 세게 힘을 가해도 부러지지 일 수 였습니다. 숙제를 마치고 나면 모두가 다 부러져 있기도 하였습니다.또 왜 이렇게 흐리게 써지는지 진하게 쓰기 위해선 침을 발라야 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때 아버지께서 다음날을 위해 필통의 연필을 손수 깍아 넣어주시는 일이 하루의 일과이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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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쥐기 알맞게 쓴 연필.
조금있으면 더 이상 쓸 수 없게됩니다. 예전에 끝부분을 잘라 볼펜에 끼워쓰기도 했는데 모나미볼펜으로..^^



전 직장의 비품신청일은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까지 였습니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은 경리과에서 알아서 구매를 하지만 갠적으로 사용할 물품들에 대해서는 개인이 신청서를 작성하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연필 한다스를 신청서에 써냈더니 아직도 연필을 쓰는 사람이 있냐며 이건 신청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정 필요하면 개인적으로 구매하고 영수증처리를 하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한번 사고는 그 다음은 그냥 제 개인돈으로 사 쓰고 있습니다. 말이 좋아 영수증처리지 처리할려면 상사에게 결재를 받아야하고 은근히 신경쓰여서 말입니다.

그래도 아직 연필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습니다.

회의가 길어지는 날이면 제 연습장에는 아름다운 여인이 새로 태어납니다...^^
이 재미도 쏠쏠합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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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편한 샤프보다 손수 깍아서 써야하는 그 불편함을 선택하는 것은 아마도 과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지금보다 따스했던 정을 그리워함이 아닐런지요. 연필에서 거칠지만 무엇보다 포근했던 아버지의 손을 추억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연필을 깍아 제 손에 쥐어주시던 그 시절 그 날의 아버지의 따스했던 체온을.....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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