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이 지금의 모습을 갖추기 오래전 호미곶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고3을 올라가던 봄방학때였으니깐 벌써 10년도 훨씬 전의 일이네요. 본격적인 수험생이 되기 전에 여행 한번 다녀오겠다고 어머니께 졸라 그렇게 시작된 여행이였습니다. 부족한 여행경비와 어디갈지도 정하지 않은채 충주터미널로 들어섰습니다. 그리곤 곧바로 구룡포행 버스표를 손에 쥐었지요. 제 기억으로는 그때 구룡포란 지명이 주는 뉘앙스가 독특한게 호기심을 자극했던거 같습니다.


여행의 설레임과 두려움
그렇게 어둠이 짙어갈 무렵 구룡포를 도착했지요. 낯선곳에 도착한 흥분과 또 두려움은 어찌나 크던지요. 혼자 여행이 그때가 처음이였으니 다 아실줄 압니다.겨우 여관을 잡아 잠을 청하고 이튿날 무작정 걸어 찾아간 곳이 호미곶이였어요. 호미곶을 가려고 했던건 아니였고 바다를 따라 걷다보니 그곳에 까지 이르게 되었던거 같습니다. 참 먼거리였는데 그땐 어떻게 그곳까지 걸어서 갔는지 지금 생각해보니 신기하기만 합니다.하지만 그때 걸었던 해안도로가 참 예뻤던거 같기도 합니다.


그때의 호미곶은 별다른 시설물이 없고 그저 등대하나 달랑 휑한 해변이 전부였던거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의 호미곶은 참 많이 달라졌지요.1박2일에도 소개되어 그 유명세는 더해졌고, 그로인해 생기는 변화들이 제게는 왠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꽃샘추위가 심했던 그날 제가 찾았던 그 호미곶은 이젠 없습니다.


꽃샘추위로 봄바람이 심하게 불던 그날의 호미곶
지금까지 늘 그때를 상상하곤 했었습니다.
조금은 삭만한 해변을 거닐던 그때의 나, 그 시절에는 다 컸다 생각했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나 어리기만 했던 나와
홀로 해변을 지키시던 포장마차 할머니께서 건넨 다정한 말 한 마디
매섭게 불던 봄바람까지도
너무도 좋았던 그때의 그 시간을...




하지만 지금은 너무도 많이 변해버렸습니다. 그 변화가 좋다기보단 왠지 거북해지는건 그날의 호미곶에서 느꼈던 그 설레임이 너무도 큰 탓이겠지요. 그래서 이제것 기회가 생겨도 호미곶을 찾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네요. 만나는 것보다 기억으로 간직해야할 첫사랑을 만나고 후회를 했던 경험처럼...


그리워하는데도 한번 만나고는 못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

피천득님의 인연 중에서...


 




호미곶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일출
그래도 상생의 손가락 끝에 걸린 일출은 가히 장관이네요.
낡이 훤해지도록 한참을 그곳에 머물렀습니다.
소중했던 옛 여행을 기억을 떠올리며....





다시 시작된 한 주 
모두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특별한 한 주를 만들어 가시길...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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