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에도 어머니께서 손수 준비하신 음식은 반이나 넘게 남았다.

서울서 고생하다 내려오는 자식들에게 맛난거 주시려고 며칠 전부터 어머니께서는

준비를 하셨을 것이다.

그것도 우리가 삼사일 먹을 정도로 넉넉히 준비를 해 두셨을 것이다.

손수 군불을 때 두부를 만들어 놓으셨고 식혜도 우리가 일주일을 먹어도 남을 만큼

넉넉히 준비를 하셨다.

김치를 잘게 썰어 만든 만두는  우리들 서울 갈때 싸주실것까지 설 세고 나서도

만들고 계셨다.

그러나 정작 자식들은 차가 막힌다는 핑계로  설을 지내자마자 서울 올라갈 채비를

하기에 바쁘다.

그럼 어머니께서는 우리에게 이것 저것 챙겨주실려구 몸이 분주하다.

내가 잘 먹는다고 나에게는 만두를 많이 주시고 형에게는 형이 좋아하시는

청국장을 챙겨 주신다.

이렇게 자식들 보내고 나서야 어머니께서는 남은 음식들 앞에서 서운한 생각이

드실지 모른다.

손수 만드신 음식이 자식들 입이 아닌 본인 입으로 들어가실때 헛수고가 된

본인의 노력이 원망스러우실지 모른다.

이런 생각이 들어 올 설에는 어머니께 이것 저것 싸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어머니 만두좀 더싸주새요 그리고 식혜도 싸주시고...

그럼 어머니께서는 신이나서 싸주신다.

가지고 와서 비록 다 먹지 못해 버릴망정 어머니께서 주시는 거 다가지고 올라왔다.

그것이 자식들 먹이겠다는 희망으로 고단한 몸 이리저리 움직이시며 고생하신

어머니의 고생에 조금이나마 보답한다는 심정으로....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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