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꺼내 본 앨범에서 발견한 오래된 한 장의 사진
30년 가까이 지난 이 사진을 보면서 어릴 적 추억을 꺼내 봅니다. 가족으로 보이는 이 사진은 실제로는 누나와 매형,그리고 저의 사진입니다.예전에는 바쁜 부모를 대신해 어린 막내동생의 육아는 큰 누나가 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요. 저의 집도 예외는 아니였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저는 누나가 키우다싶이 했다고 해요.지금도 가끔 가족들이 모이면 그 이야기를 하는데요. 그때 제가 유독 누나를 많이 따랐다고해요.그래서인지 누나가 결혼을 해서 서울로 올라가게 될때에도 저는 누나를 따라 서울에서 일년정도 생활을 같이 했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매일 누나를 찾으며 울어서....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없는 일이였어요. 사정이 어떠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신혼때부터 어린 처남과 같이 생활하는건 매형의 입장에선 참 어의없고 황당한 일이였을겁니다.그럼에도 내색없이 참아 준 매형이 돌이켜보면 참 고마운 일이였는데 지금에서야 그 고마움을 깨달게 되네요. 매형도 장남으로 태어나서 집안에서 맏이노릇이 배어 있는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그땐 맏이들은 집안의 모든 책임을 다해야한단 생각을 항상 마음에 가지고 있었던거 같습니다.그래서 누나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었던거 같구요.그래도 누구나 할 수 없는 고마운 일이였죠.




신혼부터 4살배기 처남의 아빠가 되어버린 매형
이 사진은 첫조카가 태어날무렵 누나와 함께 찾은 창덕궁으로 기억이 되는데요. 조카를 가진 누나를 축하해주기 위해 여행을 갔던거라고 누나가 이야기를 해줬어요.그때 제가 잠깐 누나와 뒤떨어져 걸었었는데 지나가던 어떤 아저씨가 "저기 아빠가네,떨어져서 걸으면 길 잃는다"라고 하면서 절 매형 곁으로 데려다 주었다고 합니다. 그때의 일을 매형은 술을 마실때면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합니다."그런 녀석이 이렇게 컷네" 라고 하면서 꼭 아빠인양 대견스러워하시기도 하구요. 

낡고 오래된 이 한 장의 사진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사진을 보니 그때의 기억이 현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 어이 없는 일, 이해해 준 매형이 고맙고, 또 고맙네요.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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