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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이가 그렇진 않겠지만 사실상의 추석연휴는 어제로 끝이 났습니다.저희형도 어제 서울로 올라갔습니다.이제 모두 자신들의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모두를 떠난 보낸 집안에 적막함이 감도는 느낌이네요. 북적이던 거실이 휑하니 좀 허전한 생각이 드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저의 마음이 이런할진데 어머니 마음은 어떠실지.... 늦은 저녁 식탁에선 명절에 마시다 남긴 막걸리잔이 오고 갔습니다.

올해도 만들어 놓은 음식이 반은 남았습니다. 밀리는 차에서 먹으라고 싸주고도 꽤 많은 양이 남았습니다. 매년 그렇게 조금씩만 하라고 해도 부모 마음은 그게 아닌가봅니다. 조금한다고 하시고도 만들어 놓는 걸보니 조금이 아닌게 되는게 부모의 마음인가 싶습니다. 남는 한이 있어도 먹고 싶은거 못 먹고 가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 남은 음식 처리할려면 어머니께서는 내년은 조금만 해야겠다고 말씀을 하십니다.하지만 매년 하시는 다짐이지만 매년 이와 같은 일을 반복하고 계십니다.이번 주는 계속 기름진 음식을 먹어야할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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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곳곳에 떠난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심심하다면 떠나는 날 아침 조카 두녀석은 마당 한쪽에 배추를 심고 놀았습니다. 그 모습을 흡족한 표정으로 보시던 어머니, 이 배추를 보면서 설에나 보게 될 손자녀석들을 그리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북적대던 명절을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오니 마음이 허전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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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주워 온 밤이랑 밭에서 뽑아온 땅콩도 그대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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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햇볕이 좋으네요.추석땐 비가 내려 제대로 놀지도 못했는데 하늘마저 원망스런 날입니다. 예전에는 명절때와도 명절 쇠고 그날 올라가는 날이 많았습니다. 차가 막혀서 빨리 올라가야 된다, 다음날 할일이 있다, 핑계도 여러가지였습니다.그때마다 어머니께서 그래야지 하루라도 빨리 가서 푹 쉬다 출근해라 그렇게 말씀을 하시곤 하였습니다.그때 어머니께서 얼마나 서운해하셨을지 지금 생각해보니 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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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을 보내고 뒤돌아서서 집안 곳곳에 남아 있는 자식들의 흔적을 보고서 들었을 그 서운함을 말입니다. 채 가시지 않은 자식들 체취를 맡고는 들었을, 잔뜩 쌓여 있는 명절음식을 보면서 드는 서운함, 당분간 어머니 가슴에 작은 구멍이 남아 있겠네요. 어머니의 그 기분을 알기에 저의 기분도 좋지 못한 하루입니다.

귀농한지도 3개월이 되어가네요.어쩌면 남아서 떠나는 사람을 지켜보야야하는 것도 귀농생활의 일부인가 봅니다.가족들의 배웅을 받으며 떠나는 친구들의 모습을 부러워하며 쳐다보는 저를 보며 오늘도 잠깐 후회를 생각하였습니다.즐거웠던 추석을 뒤로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 왔습니다. 이 허전함도 잠시 조금 있으면 바쁜 추수철이 다가오겠네요.그때쯤에 이 허전한 마음도 사라져 버리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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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일군의 귀농일기 그 열한번째이야기...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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