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지리산 둘레길코스중에 난이도가 있다는 3코스를 걷고 왔습니다. 폭염경보로 후끈 달아올랐던 토요일, 그래서인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전북 남원시 인월리와 경남 함양군 마천면을 잇는 19km의 3코스는 제방길, 농로, 차도,임도, 숲길등 다양한 걷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인 반면 다른 곳에 비해 난이도가 좀 있는 구간입니다. 소요시간도 8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지금같은 여름철에 쉽게 도전하기 힘든 구간일것도 같더라구요. 시작부터 땀이 좔좔좔, 8시간 내내 땀에 흠뻑 젖어 걷기를 이어나갔는데요. 지금까지 살면서 흘린 땀보다 더 많은 땀을 흘린 기분까지 들었어요. 그나마 마음이 가벼웠던 건 몸에 있던 노폐물은 다 빠져 나올것 같은 기분좋은 느낌이 들어서인지 모르겠어요.


주요구간을 보면
종군마을
인월을 출발해 처음 만나는 마을인데 마을길에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어 기분좋은 마을인데요. 이 마을을 지나면 숲길로 접어들게 된답니다.

수성대
숲길을 걷다 지쳐갈때쯤 빼곡히 자란 나무숲아래 시원한 계곡물을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수성대예요. 이곳에서 시원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식혜나 막걸리를 한 잔하는 기분은 정말 최고입니다.


장황마을
수성대를 지나 배너미재를 넘어 두번째로 만나는 마을이 장항마을인데요. 이곳에서 인월로 돌아가는 버스를 탈 수 있는 정류소가 있답니다.3시간이 좀 넘게 걸었으니 이쯤 포기하고픈 마음이 들기도 할 것 같더라구요. 계속 걸으실거면 이곳에서 점심을 해결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슈퍼에서 컵라면도 팔고, 그 옆에 중식과 한식을 같이하는 식당이 하나 있답니다. 전 그 식당에서 7000원 짜리 산채 비빔밥을 먹었는데요. 양이 많은 건지 입맛을 잃어서인지 남기고 왔어요. 그땐 물밖에 안 먹혔거든요.


등구재
이 구간이 가장 아름다웠던 것 같은데 최고로 힘든 구간이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등구재를 넘기 전 중황마을에 1박 2일 헬기촬영으로 유명해진 다랭이 논이 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환상적이더라구요. 제 개인적으로는 남해의 다랭이논보다 더 장관이었던 것 같습니다. 등구잰 말하기도 싫을 정도로 힘들었던 기억이, 숨이 턱까지 차서 헉헉 거리면 올랐습니다. 제 앞에 가던 어린 친구들 두 명도 중간에 쉬면서 쉬엄쉬엄 오르더라구요.


창원마을
등구재를 넘어 만나는 마을인데 이곳에 생태체험마을이 운영되고 있고 마을로 들어서기 전 유명한 곳이 있는데요. 그곳에서 보는 앞산의 능선이 부처님이 누운 모습과 닮았다해서 와불전망대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소문이 있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하나 빌었답니다.



종군마을 벽화



한사람이 걷는 것 조차 부담스런 좁은 오솔길



장황마을에서 이어지는 또 다른 고갯길





등구재가는 숲길전 쉼터에서



중황마을 다랭이논 일부
정말 괜찮은 사진은 다음번 포스팅에 하는걸로



요기 쬐금 저기 쬐금 다랭이논이 많기도 하다.





창원마을에서 종점인 금계마을로 가는 곳이었는데 꽤 괜찮은 구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힘든때이기도 하구요. 발바닥도 아프고 내가 왜 왔을까? 자책을 하던,ㅋ








붉게 물든 고추
수확시기가 다 돼었는뎅,
고추 따는 거 정말 짜증나는 일이예요. 저희 집도 예전에는 고추를 많이 심었는데 일요일이면 매일 불려나가 고추를 따곤 했었어요. 날도 덥고 고추에서 쾌쾌한 냄새도 나고 암튼 농삿일 중에 제일 하기 싫은 게 고추따는 일일 거예요.







주위에 눈을 돌리면 쉽게 보게 되는 익순한 풍경이기도 했지만,
그 속에 특별한 느낌을 품고 있던 지리산 둘레길,
트래킹 전 생각했던 것 이상의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끝이 없을 것 같이 이어지던 19km의 둘레길,
장장 7시간 반 동안의 트래킹 중에
몇 번의 힘든 고비도 있었지만 마치고 나니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어 몸은 고단해도 마음만은 뿌듯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치고 나니 다음코스를 기약하게 되는군요.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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