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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햇살이 좋은 시기입니다. 들녘의 농작물도 가을볕에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요즘 시골은 가을걷이가 막 시작되고 있습니다.벼타작을 시작으로 이제 거둬드릴 일만 남은거 같습니다.전 요즘 형을 따라서 벼를 털러 다니고 있습니다.하루에 5~6집만 털어도 하루가 후딱 지나갑니다.이런 날은 어둑어둑해져야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날입니다. 하지만 아직은 하루에 한두집이 고작입니다.좀 더 날이 지나면 그땐 눈코틀새없이 바쁘다고 형이 그러네요. 그런 날은 밥먹기 무섭게 곯아 떨어질거라고 ....

처음해본 벼타작,처음엔 버벅거리긴 했지만 이젠 곧잘 합니다. 만나는 동네 어르신마다 처음하는 농사 잘 할 수 있겠냐고 걱정투로 말씀을 하십니다. 제 나름대로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그분들이 보시기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 시선때문에 힘들어도 힘든 내색없이 더 열심히 하려고 해서인지 요즘은 몸이 힘드네요. 엊그제는 몸살로 하루를 꼬박 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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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몸은 고단해도 마음만은 그 언제보다 편한거 같습니다.사람사는 정이 어떤건지 느끼기도 하구요. 저희 마을에 과수농가가 좀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집에 사과가 제법 쌓여 있습니다. 오고가다 하나 둘 얻어 오는 것도 많고 또 윗댁에선 일하고 내려오는 저를 기다리고 계시다 사과상자를 넘겨주십니다. 그리고 새로운 종류를 따실땐 하나 먹어보라고 건네 주십니다.이건 새콤하니 먹을만 할꺼라고...한번 맛보라고 건네주시는데 참 그 기분 은근 좋더라구요.이럴땐 정말 농사일 힘든건 하나도 생각 안나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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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엔 앞집형이 집에 있는 감나무를 털었는데 혼자 먹기 많은거 같다고 가지고 오셨습니다. 플라스틱박스에 가득담긴 감, 어제도 기분좋은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런 기분 꽤 오랫만에 느껴보는것 같습니다.아직은 시도때도 없이 현관문을 드나드는 이웃분들의 방문이 낯설긴 하지만 그것도 조금 지나면 적응이 되겠지요. 처음엔 난감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주당(?)인데다 오지랖이 태평양보다 넓은 xx형은 새벽부터 찾아와 방문을 열고 아직도 자냐고 이불을 잡아 채는데 정말 환장하겠더라구요.하지만 뭐 이젠 그것마저도 패쓰~~


어느날 받아든 사과 한 상자, 어제 아침 마당에 놓인 감상자 그분들께선 넘쳐서 준 것이겠지만 받은 전 과일 그 이상의 것을 받았습니다.이래서 농촌, 몸은 고단해도 살아나갈 수 있는거 같습니다.벼타작을 나갈때마다 고생한다며 뭐든 하나 쥐어 주시는 노농의 손, 이런 것이 농촌의 정이 아닐런지.....이 때문에 귀농, 힘들어도 지낼만한 가치가 있는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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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일군의 귀농일기 그 열다섯번째 이야기...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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