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일흔 일곱번째 이야기
지금 벌 받고 있는 중임.

고양이와 함께 하는 매일이 좋을 수만은 없습니다.
마냥 이쁜짓만 할 녀석도 아니고, 가끔 사고를 치고 돌아다닐때는 딱밤이라도 한 대 때려주고 싶을때가 한 두번이 아니예요.
하지만 화를 누르고 잠시 생각해보면
결국 이 모든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저라는 걸 깨닭게 되는데요.
그럼에도 그 순간에는 녀석에게 화를 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제도 결국 뛰어다니다 화분을 하나 깨트렸어요.
녀석이 tv장식장을 뛰어 오르는 걸 알면서도 도자기화분을 그 위에 올려 놓은 것이 화근이였어요.
며칠은 잘 넘어가나 싶었는데 청소를 하는 저를 쫒아 다니다 결국 일을 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청소하는 동안 녀석을 베란다에 가둬 두었습니다. 




콩알!
너 짐 벌 받고 있는 거얌.
반성하고 있어!!!





칫!
그러게 왜 그걸 거기다 둬가지고....
내가 그리 다니는 줄 뻔히 알면서도 말이얌! 
난 절대 납득할 수 없어 





뭘 잘했다고 투정은!!
아직 정신을 들 차렸구만
오늘은 쉽게 넘어가지 않을거얌 




이젠 녀석도 슬슬 안으로 들어오고 싶은 모양이예요.
창앞에 딱 달라붙어 꺼내 달라고 아우성이네요.

고양이 관련 어록중에 고양이는 자기가 어느쪽에 있든 닫힌 문을 싫어한다는 말이 있지요.
딱 맞는 말이예요.
녀석들, 닫힌 곳에 있는 것 정말 싫어해요. 




녀석 오래 참았어요.



빨랑 들여보내 줘요.



자꾸 이러면 삐질거얌




불러도 대답없는 집사 녀석,
지금 녀석의 눈에 저는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런지....

돌이켜보니 아무 잘못 없는 너에게 괜히 화풀이를 한 것이 아닌가 후회가 드는구나.
그치만 바램이 있다면 지금보다는 조금 얌전해졌으면 하는 바램이... 

 



알았어요.
노력해볼께요.




말도 못하고 늘 당하기만 하는 콩알, 어찌보면 나보다 니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요즘 너에게 미안한 일이 너무 많이 생기는 것 같아. 
미안
 


다시 추워진 주말이예요.
모두 즐거운 시간 되시길...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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