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삼백 서른 여덟번째 이야기
봉지안에 든 것이라면 그게 무엇이든,


어제는 실로 오랫만에 동네 서점을 찾았어요.
모든 곳이 그렇겠지만 제가 사는 충주에도 동네 서점들이 사라지고 있고, 있다고 해도 학생들 참고서 위주라서 책을 골라보며 살 수 있는 곳이 극히 드문데 다행스럽게도 아직 한 곳이 꽤 많은 단행본을 구비하고 있어 가끔 이용을 한답니다. 오랫만에 찾았더니, 안타깝게도 이곳도 변화가 있었더라구요. 서점 공간이 줄어들고 옆에 다른 상점이 (유기농매장) 입점을 준비하고 있더라구요. 이곳도 어쩔 수 없이 세월의 흐름에 따라 가는가 싶어 마음이 씁쓸했습니다. 



나간김에 여러권의 책을 사가지고 왔어요.
요즘 꽤 인기있는 소설 두권이랑, 평소 관심이 많던 심리학 서적, 철학에세이
무라카미 하루키는 좋아하는 작가이기는 하지만 이번 소설은 평이 그리 좋지 않아서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하루키인데 실망시키진 않을거라 생각하며 손에 쥐었고, 창문 너머 도망친 100세 노인은 킬링 타임용으로 직장동료가 적극 추천을 해서 구입을 했어요. 방랑자 선언과, 심리학이란 무엇인가는 조금 읽어보니 괜찮다 싶더라구요. 골라 논 책들 계산을 마치고 비닐봉투에 들고 집에 돌아오는데 어찌나 마음이 든든하던지요. 오랫만에 느껴보는 가슴 벅참이었어요.



집에 돌아와 책이 담긴 봉투를 거실에 내려 놓자마자 달려드는 콩알양,
현관문 앞에서부터 호기심 발동,
봉투를 따라 졸졸졸 이곳까지 달려 왔어요.






녀석, 뭐가 그리 궁금한지,
제 껀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예요.


콩알!
뒤져봐도 소용없어,
니 껀 없거든,






아무리 말해도 녀석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날려버리는,,,
책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어요.










그렇다니깐,







잔뜩 실망한 모양,






그래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모양이예요.






이렇게 옆을 지키고 있는게 말이예요.










콩알,,
소용없다니깐,,
침 발랐다고 니꺼 되는 거 아니야,







쳇!
이런 거 줘도 안 갖는다 뭐,,,
먹을 수가 있어야 말이지,






조금 실망한 모양이예요.
녀석은 책 주위를 몇 바퀴 배회하고는 절 보며 애처로운 표정을 날리네요.
정말 내 껀 없는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이..
이럴 줄 알았으면 녀석 간식도 하나 사가지고 올 것 그랬어요.









미안,,
냉장고에 아직 니 간식거리 남아 있거든,
그거 다 먹으면 더 맛난 거 사다 줄께..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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