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전 한밤중에 어의없는 않는 전화 한 통을 받았었어요. 한 동네에서 태어나 날때부터 친구였던 고향 친구의 죽음을 알리는 전화였는데요. 처음에는 믿겨지지 않아 장난치는 줄 알고 "야! 임마 친구를 가지고 그런 장난을 치냐?"나무랬는데 사뭇 진지한 녀석의 목소리가 장난이 아닌 사실임을 알게 되었는데요. 그때까지도 도저히 믿을 수 없었습니다. 그 기분은 녀석이 있는 장례식장을 들어서까지도 마찬가지였구요.그도 그럴것이 녀석이 죽기 며칠 전에도 고향에서 만나 가벼운 담소를 나누고 서울서 언제 만나자 약속을 하고 헤어졌거든요.장례식장에 도착해보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어요. 갑작스런 장남의 죽음에 부모님은 정신을 놓아 버렸구, 더 뜻밖인것은 녀석의 죽음이 자연사가 아닌 자살이였다는 것이였어요. 지금까지 누구보다 모범적이고 평범하게 살아오던 친구였으니 그 소식을 접한 부모님이나 친구들은 충격 그자체였습니다. 





녀석하고는 어릴적부터 참 오래 붙어 다녔어요.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등학교를 같이 다녔으니 유년시절을 같이 보낸 고향 친구 중 한명이였는데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녀석은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인천에 있는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를 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사회생활은 녀석이 군대를 다녀온 2년여를 빼고 지금까지 계속돼  왔었는데요.  그곳에서 지금의 제수씨를 만나 결혼을 해 친구들 중에 가장 먼저 아기아빠가 된 친구이기도 했었는데요.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결과 녀석은 몇해전 아이들과 살기에 적당한 아파트도 장만을 할 수 있었습니다.그걸 알고 고향에 계시는 녀석의 부모님 자랑이 어찌나 대단하던지,그 때문에 전 엄마테 늘 비교당하기 일수 였지요. 그런 자랑스런 아들의 죽음이였으니 그 친구 부모님의 상실감이 어찌나 크셨을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먹먹합니다.






그때까지만해도 녀석은 친구들이나 녀석의 부모님에게 조차도 아무 문제없이 잘 사는걸로 비춰졌었는데요. 대출을 해 무리해서 장만한 아파트가 문제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거기다 설상가상으로 녀석이 다니던 직장이 갑자기 부도가 나는 바람에 한동안 백수생활을 보내야 했고, 지금에 다니던 직장을 들어가면서부터는 주말에도 작업, 아님 다른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정도로 생활고가 좀 있었나봅니다. 하루 이틀에 끝나지 않은 그런생활을 지금까지 누구에게 내색도 못하고 지냈으니 혼자 속으로 얼마나 힘들었을까 지금 돌이켜보니 녀석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드네요.

가끔 녀석을 보고 
야! 친구들 모임에 좀 나오구 그래, 친구들이 너 결혼식때만 연락하고 한번도 전화 없다고 뭐라 그러더라

니들도 애둘 키워봐라, 그럴 여유가 있나?
라고 하더라구요. 그땐 그냥 핑계이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였던 모양입니다.그렇게 힘들었을까? 자살을 생각할 만큼....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 친구의 죽음, 생각할수록 녀석에게 왜 자꾸 화가 나는지 모르겠네요.지금에 와 후회해도 소용없는 일이지만 살아있을때 좀 더 자주 만나고 말벗이 되어주지 못했을까? 되도 않는 후회를 하게 되네요. 헤이! 친구, 거긴 좀 살만한거야?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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