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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뉘엿 뉘엿 앞산을 넘어 가고 있습니다.
강의 얕은 부분 여울에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여울을 지나는 강의 소리가 그 어느때보다 다정하게 들리는거 같습니다.
강위에 서서 여울의 고즈넉한 풍경에 빠져 봅니다. 지난 기억을 떠올리며......


선풍기가 없던 어린 시절 한여름 밤이면 어머니는 멱을 감으로 강에 자주 나오곤 하였습니다. 낮에는 할 수 없는 대부분의 여자들은 밤에 멱을 감으로 나왔지요. 그럴때면 저도 자주 어머니를 따라 강에 나왔었습니다.  멱을 감고 어머니 무릎을 베고 눕는 그 시간이 어느때보다 좋았거든요. 칠흙같은 밤이면 밤하늘을 수놓은 수만개의 별들을 보는 것이 좋았고 훤한 달이 뜨는 밤이면 여울가를 비추는 달빛이 좋았습니다. 강바닥에 모습을 드러낸 돌맹이가 달빛에 반짝이는 모습이며,무더위도 가시게 해주는 여울의 경쾌한 물소리가 듣기 좋았습니다.


물소리와 함께 귓가에 들리는 어머니가 이웃 아주머니와 나누는 대화는 자장가보다 더 달콤하게 들리던 시기였습니다. 그렇게 저는 잠이 드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잠들어 있는 저를 깨워도 바로 잠에서 깨지 않아 어머니 등에 업혀 집에 오는 일이 많았습니다. 그땐 어머니등이 어찌나 크고 포근하던지요. 그 시절에 어머니가 세상 어느 사람들보다 크고 강해 보였던거 같습니다. 그땐 어머니만 옆에 있으면 더 바랄게 없던 시절이였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왜 자꾸 욕심이 생기는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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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세상일에 관대해질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는 만큼 바라는 것이 많아지는 거 같습니다.
어느 순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시기하는 마음도 생기는거 같고, 그러다 그런 저를 보며 자책하고 한심해하며 살아가네요. 언제쯤이면 손에 쥔 것을 놓을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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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생각을 하며 꽤 오랜시간을 머물렀습니다.
제법 어두워져서야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강가에 핀 버들강아지는 후레쉬를 터트려야만 그 모습이 드러날 정도의 어둠입니다. 여울을 지나는 강의 소리가 어깨너머로 들려옵니다. 조금 여유를 가져보라고.....

아침 날씨가 정말 쌀쌀하네요.
추운 날씨 건강 유의하시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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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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