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사는 불량 집사

 


1화
첫만남

 

 

 

늦더위가 지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던 초가을, 지방의 오일장에서 당신을 처음 만났어. 그리 크지 않은 키에 마른 몸, 축 쳐진 어깨로 당신이 우리앞에 섰을때 난 본능적으로 우리가 함께 하리란 걸 느꼈어. 옛날부터 고양이계에는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어, 아버지의 아버지, 그 아버지의 아버지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오는 전설이라고나 할까, "묘연은 따로 있단다. 너와 함께할 운명의 사람이라면 눈을 마주하는 순간 직감적으로 알게 될거란다. " 우리 아버지가 하신 말씀이야, 당시에는 난 믿지 않았어 .하지만 당신과 마주한 순간 알았지. 우리가 함께 할 운명이란 것을...어떤 이유에서인지 저 멀리에서부터 들려오던 당신의 발소리, 코앞까지 다가와 커다란 눈으로 쏘아보던 시선에도 거부감이 없었거든. 아니 오히려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이였다고나 할까, 그래서 난 큰소리로 외쳤어. 이대로 당신이 발길을 돌려버리면 난 다시는 가기 싫은 곳으로 또 가야만 하는 상황이었거든.


어딜 보고 있는 거야,
나 여기 있다옹
당신이 지금껏 찾아 다닌 그 고양이다옹
야옹, 야옹

 

 


내 진심이 전해져서일까, 난 정말로 당신의 품에 안기게 되었지, 잠시 후 꺼다란 아주머니의 손이 내 배를 감싸 들어 올려졌어. 하지만 난 반항하지 않았어.잠시후면 당신의 품에 안기게 될 거란 걸 알았거든. 한 몸 간신히 들어갈 정말 작은 상자에 갇혀 당신께 건네어 졌을때의 느낌을 어찌 말해야할까, 앞으로 당신과 살아갈 미래에 대한 불안함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어.하지만 곧 나의 부푼 기대는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어. 당시에는 몰랐지 , 당신은 정말이지 육묘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불량 집사라는 걸....

 

 

 

 

-정말 그랬었다. 내가 오일장 맨 끝 동물 우리에 있던 콩알이를 처음 보았을때, 찬바람을 피하기 위해 서로의 몸에 고개를 쳐박고 있던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콩알이는 고개를 빳빳히 세우고 날 보며 야옹거렸었다. 마치 날 이 지저분한 곳에서 구원해달라는 양, 그 모습에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콩알이와 함께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한시라도 빨리 콩알이를 그 좁은 쇠창살 안에서 꺼내주고 없었거든,-


Posted by 하늘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