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외를 나갈 일이 있었다. 서울을 빠져나와 용인쪽을 달리는데 길 옆에 노란색 꽃이 바람에 흔들린다.
들국화 꽃이다. 반가운 마음에 차를 길 옆에 세우고 차 안에서 카메라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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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들국화를 보면 초등학교 때 첫사랑이던 명숙이란 아이가 생각이 난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그녀가 2살이 되던 해 사고로 돌아가셨다. 그 이후로 혼자서 그 아이를 키우시던 어머니는 항상 농사일로 바쁘셨다.
혼자서 집을 지키던 그 아이는 심심하면 바로 밑에 집인 우리집으로 놀러 오곤 하였다. 동네가 산골인데다 그 아이의 집은 동네에서 제일 위 뒷산 바로 밑에 자리잡고 있어 해가 질 저녁엔 남자인 나도 혼자 집에 있기조차 무서운 곳이였다. 그때부터 그아이와 난 단짝친구가 되어 항상 학교가 끝나고 나서 그녀의 엄마가 오기 전까지 손꼽 장난을 하거나 집에서 tv를 보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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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면 가을 햇살을 받으며 강가에서 손꼽장난을 하곤 하였다.
그때 강 옆 풀숲엔 노란 들국화가 한창이였다.
들국화 노란꽃잎을 그릇에 담아내면 들국화밥이 되고 꽃잎에 모래한줌을 섞으면 들국화국이 되었다.
그렇게 정성스레 저녁밥을 지어내는 그녀에게 내가 줄 수 있는 유일하며 최고의 선물이 들국화 꽃을 꺽어 꽃다발을 안겨주는 것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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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여러해를 보내고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던 초겨울 그녀의 집이 시내로 이사를 갔다.
그렇게 그녀와의 추억이 사라졌고 내 첫사랑도 끝이 났다.
가을내내 들국화로 밥을 해주던 그녀와의 소꼽장난이 그 해 겨울 차가운 바람과 함께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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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이와 추억이 많았던 들국화꽃이 예전 가을이면 지천에 널려 나를 아프게 하더니 근래에는 보기가 힘들다.
가끔 주의깊게 길가 풀섶을 찾아봐도 쉽게 찾지 못했던 것이 오늘 우연히 보게 된 것이다.
한참을 잊고 지냈던 옛날 추억에 반가운 마음마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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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옛날 생각이 자주 든다. 그건 어릴 적 가을엔 추억이 많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들국화로 소꼽장난을 같이 하던 첫사랑
고등학생때 여자친구가 만들어 준 단풍 책받침-단풍잎을 주워 책갈피에 끼워 반듯하게 말린다음 그것들을 모아
코딩하여 책받침을 만들어 주었다. 단풍나무랑 은행잎으로....^^
추석때면 뒷산 앞산을 누비며 달래랑 머루 으름을 따던 동네 친구 녀석들
학교가는 길 여러 마을에서 밤을 주워먹던 기억

이 기억들 때문일까?
가을이 되면 가슴속 어디가가 허전해지는 느낌이 든다.


Posted by 하늘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