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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한기에 접어 들면서 동네 아주머니들의 마실이 잦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가끔 나가시지만 보통은 저희 집으로 마실을 오십니다. 오시면  거의 매일 10원 내기 민화투를 즐기시지만 가끔은 모여 앉아 고구마를 쪄 드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시기도 합니다.많은 눈이 내리던 어제도 몇몇의 마을 분들이 모이셨습니다. 어젠 화투는 하지 않으시고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시고 계셨습니다. 방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가 쏠려 잠시 아주머니들의 이야기를 엿들었습니다.


건넛마을의 누구 엄마가 치매가 걸려서 아들 내외 고생이 말도 못해서 시내에 있는 요양원에 보냈다는구만.

그려?

그랬다네, 그런 꼴까지 보이지 말고 가야할낀데..

그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나.

그렇게 되면 나는 요양원에 들어가야지.자식들도 고생이고 ....

요양원은 그냥 들어가나.

그러니깐 돈을 모아 놔야지.

그래 맞다. **네 엄니도 얼른 돈 모아라.나중에 자식들에게 짐 되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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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들의 이야기가 섞여서 잘 알아듣지 못했지만 대충 뭐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듯 하더라구요. 그 이야기속에서 나이 더 들면 요양원에 들어가신다는 저희 어머니께서 하신 말씀에 약간 충격을 받았습니다.그래서 아주머니들이 돌아가시고 어머니께 진짜냐고 살짝 물어 보았습니다.


엄마! 진짜야, 치매걸리면 요양원에 들어 간다는 말...?

그래, 왜?

아니, 그냥...엄마도 참... 엄마 혹시 우리한테 서운한거 있어?

그런게 어딨냐. 그게 니들도 편하고 나도 편할거 같아 예전부터 엄마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깐 너도 앞으로 나한테 뭐 사줄거 있으면 물건으로 주고 말고 돈으로 주라.

뭐하게...

돈을 모아야지.

돈은 왜...?

그래야 요양원에 들어가지...

뭐! 엄마도 참 , 치매 걸리면 아무것도 모를텐데...

그러니깐 짐 너한테 이야기하잖아,이놈아! 꼭 그렇게 해라.엄마도 그게 더 좋아.



그냥 슬쩍 물어 본다는게 꽤 진지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야기를 듣고 잠시 멍해 졌습니다.어머니께서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계신 줄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우리들이 뭐 서운하게 한거라도 있나 잠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까지 어머니를 시설에 맡긴다는 생각은 한번도 한 적이 없는데 어머니께서 어찌 그런 생각을 하고 계신건지 모르겠네요.

저도 나중에 나이 들어서는 실버타운 같은 곳에 들어갈 생각이였지만 한번도 어머니를 시설에 보내겠단 생각은 한적이 없습니다. 나중에 진짜로 그런 상황이 된다면 제가 어찌 행동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어머니의 속마음은 어떤 것일까요? 자식들 고생할까봐 그러시는 것인지 아니면 진짜 그게 편하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걸까요?
그냥 한번 해본 소리겠지요?
시설에서 노년을 보내기엔 저희에게 주신 어머니의 희생이 너무나 큽니다.



Posted by 하늘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