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서른한번째 이야기
목욕했어요.


고양이를 목욕시키는데 필요한 구성요소는 짐승같은 힘, 인내력, 결단력, 그리고 고양이이다.
주로 마지막 요소를 넣기가 제일 힘들다.
스테판 베이커


콩알이 녀석, 제가 안 보는 사이 뭘 건들이고 다녔는지 입 주위에 이상한 걸 묻히고 다니더라구요.
그래서 목욕을 시켰는데 고양이가 물을 싫어하는 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물이 닿자마자 발버둥 치는데 붙잡고 있던 손을 빠져나와 제 어깨위로 도망가기를 몇 차례 녀석
녀석이 목욕을 하는 동안 저도 같이 한 느낌이랄까요?

그나마 좀 쉬운 방법은
통 안에 물을 받아 시키지 말고 샤워기를 이용하는 것
그리고 녀석을 잡지 말고 도망 못 갈 코너에 몰아 넣고 씻기니 좀 수월하더라구요.





이불 속에 머리를 디밀고는 꿈쩍도 않는 녀석...

또 드라이기는 어찌나 싫어하던지.....
빨리 몸을 말려야 하는데 도망가는 통에 정말 진땀 뺏어요.

저러고 머리를 숨길 곳이 있으니 가만히 있더라구요.
 



등은 완전히 말렸는데 다리와 머리는 녀석에게 맡겼어요.


바쁘다 야옹
몸 말리는냐고 정신 없다는...
 



녀석도 바빠졌어요.
털발이 사라진 앙상한 발을 들고 열심히 핥고 있는 녀석... 




목욕 후 깔끔한 모습으로 단정하게 앉아 있는 녀석.
콩알!
수고 많았다.
너도 많이 힘들었지?


 
고양이를 목욕시켜보지 않은 사람은 비누 맛을 모른다.
프랭클린 P.존슨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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