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일흔번째 이야기
생애 첫 장거리 여행에 나선 콩알이


문득 문득 베란다 창에서 밖을 바라보는 녀석의 뒷모습에 안스러움을 느낄때가 있어요.
그러다 저를 향해 돌아보며 짓는 표정에서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말하고 있는듯도 싶구요.
그래서 지난 주말 기온도 많이 올랐고 날도 화창해 모처럼 녀석과 장거리여행을 계획했습니다. 




집에 있는 빈 상자에 녀석이 어릴때 쓰던 화장실과 담요을 깔고 만반에 준비를 하고 있는데
콩알이 녀석이 궁금한지 다가와 번거롭게 하네요.


지금 뭐하고 있는거얌??

응, 너가 원하는 바깥 구경 시켜줄려고... 




녀석, 시키지도 않았는데 박스 안으로 들어갔네요.




이렇게 녀석을 데리고 차까지 가는데는 별 문제가 없었어요.
하지만 그 다음에는 문제가 많았지요. 




전에도 몇 번 차를 타고 병원을 다녔는지라 처음 얼마간은 차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어요.




예전처럼 앞자리로 건너와 참견도 하고 말이지요.


속도 좀 올려 보라는...
이건 뭐 달리는 기분이 나야 말이지. 
 



운전석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평소처럼 제 무릎으로 올라오기도 했어요.




운전석에 앉아서도 구경하기에 바쁜 녀석...




핸들도 건들어 보고...




차창밖을 바라보던 녀석...
이제서야 느낌이 왔나봐요.
너무 멀리 왔다는 것을... 




지금 어디가는 거얌?

너 바람쏘여 줄려고 좀 멀리 갈건데...


이러면 안되는데...
사전에 말도 없이 이렇게 갑자기 그러는게 어딨어!
이거 안되는 거 아임?? 





이제야 사태를 파악한 녀석,
갑자기 쫄아 가지고 어찌나 울어대던지요.
시간 지나면 나아질 줄  알랐는데 더 심하게 울어대는 통에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습니다.
녀석을 집에 데려다 주고 혼자 여행을 떠났습니다.
 


지금까진 녀석을 혼자 두고 밖에서 1박을 보낼땐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자기 영역을 벗어나 멀리 나가는 것이 고양이에게 더 스트레스라는 걸 들었기에 지금까진 위안을 삼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렇게 경험하고 미안한 마음이 조금 줄어드네요. 집사의 미안한 마음을 덜기 위한 이런 행동이 고양이에게 더 큰 스트레스란 걸 알게 되었으니 말이예요.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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