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이백 일곱번째 이야기
파헤쳐진 베란다 텃밭


무성했던 지난 봄날의 베란다 텃밭은 폭염의 여름을 지나면서 황폐기를 맞았어요.
상추는 다 자라나 앙상한 줄기만 남았었고, 고추는 진딧물때문에 더 이상 기룰 수가 없겠더라구요. 이놈에 진딧물 생명력이 어찌나 왕성한지 뿌리뽑기가 정말 힘들더라는, 그래서 모조리 뽑아내고 새로히 상추 씨앗을 파종한게 이틀 전이었어요.





이게 뭐얌?



상추씨앗,
새로 파종할려고,







잘하고 있는거야?
어째 시원찮아 보여,



너만 방해 안하면 괜찮을 거거든,






씨앗을 뿌리고 물을 주고 있는데 아직도 옆에서 떠나 줄 모르는 콩알이 녀석,
뭐 알기라도 하는듯 옆에서 지켜보고 있어요.






아래까지 스며들도록 충분히 주란 말이얏!






요기는 좀 더 줘야 할 것 같은뎁,






그렇지,
잘하고 있쎄여,







콩알!
언제까지 보고 있을거야?







마무리까진 봐줘야징,









물도 충분히 줬고 이젠 끝났어요.
그때까지 옆에서 지키고 있던 콩알이, 마치 검사라도 하는 양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는데....






이때 알았어야 했어요.
녀석이 이 텃밭을 그냥 내버려두지 만은 않을거라는 걸....






아침 드디어 녀석이 일을 내고 말았네요.
이곳에 일을 보려고 했던 모양이예요. 작은 웅덩이를 두 개를 만들어 놓았더라구요.
파헤쳐진 텃밭을 보니 콩알이에게서 이곳을 지켜내는게 쉽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엊그제 옆에서 참견하던 건 뭐였던거임,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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