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이백 이십 네번째 이야기
호두를 처음 본 녀석의 반응




지난 주 지리산 둘레길을 갔을때 마을 할머니에게서 호두를 얻었습니다. 길을 걷다 잠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렀던 작은 마을이었어요. 다리가 아파 마을 느티나무 아래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동네 할머니께서 제 옆에 다가 오시더라구요. 저와 짧은 대화를 나누고 떠나시던 할머니는 손에 쥐고 있던 호두 다섯알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잡쏴봐, 고소할끼야," 라고 하시며 말이예요. 주신 호두알을 두 손에 받아 들고 아직 할머니께서 떠나시지 않기에 근처의 돌로 호두를 깨 먹었어요. 제가 호두를 먹는 모습을 보고 있던 할머니께서 그제서야 자리를 떠나시더라구요. 


할머니가 떠나신 후 두 개를 더 깨 먹었어요. 아직 익지 않아서인지 모르겠는데 사먹는 호두와 비교하면 그리 고소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할머니께서 주신 감사함이 더해져 맛있게 먹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나머지 두 알을 먹지 않았던 건 콩알이 때문이었어요. 호두알을 받자마자 딱 콩알이 생각이 나더라구요."이거 콩알이 녀석에게 주면 잘 가지고 놀겠는걸"라는 생각에.....



하지만 콩알인,,,,?



 




이게 뭐야????



호두,
지리산갔다 할머니테 받은 건데, 너 생각해서 가지고 온거얌>








그럴 필요까진 없었던 것 같은뎁,
그리 좋아보이지 않아,








녀석의 반응이 썩 좋아 보이지 않아요.
귀가 쫑긋한게 본 적 없는 호두가 낯선듯 합니다.







그래도 호두를 굴리며 소리를 내니 떠나지 않고 냄새를 맡고는 있는데,







호감의 표정의 아니예요.
이쯤되면 발을 뻗어 만져 볼 만도 한데 반응이 시원치 않습니다.







콩알,
널 위해 특별히 가져 온 거란 말이닷,







그 정성 생각하면 니가 이러면 안돼!!!







하지만,







난 좋은 줄 모르겠는뎁,







대충봐서 그런거얌,
다시 잘 훑어 보란 말이닷,






결국은 외면하는 녀석,
처음 본 호두가 녀석은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예요.
녀석의 반응이 이럴 줄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모두 먹어 치울 걸 그랫어요......칫,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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