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이와 동거하기 이백 여든 세번째 이야기
콩 고르는 어머니와 그 모습을 지켜보는 콩알이



대부분의 어르신들이 그러하듯이 저희 어머니도 고양이에게 그리 호의적이진 않습니다. 그래도 저희 집에 오셔서 콩알이를 보면 반갑게 "잘 있었어"라고 인사를 건네시기도 하는데요. 콩알이가 좋아서라기보다는 그저 아들이 키우는 녀석인지라 참아 줄 뿐이지요. 어머니께서 콩알이를 달가워하지 않는 이유중 가장 큰 원인은 녀석에게서 쉴 새 없이 뿜어져 나오는 털때문인데 음식을 하실때 어머니의 분노가 극에 달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콩알이는 어머니의 그런 심정은 아랑곳 않고 어머니가 무언가를 하면 쪼록록 달려가 참견을 할라고 그래요. 그러다 가끔 어머니에께 혼이 나 쫒겨 오곤 한다지요.



김장을 위해 다녀가신 어머니,
오실때 가지고 온 검은콩을 고르고 계시는 중이예요.
가만히 있으면 콩알이 아니지요,







멀치감치 떨어져 간을 보고 있는 중이예요.
가보자니 어머니의 꾸중이 걱정되고 그렇다고 안가자니 궁금해서 못참을 것 같으니 말이예요.







한참을 망설이던 녀석,
가보기로 결정을 했나봐요.
터벅터벅 걸어가는 콩알이,






그래도 옆에는 가지 못하고 그 옆에 숨어 콩 고르는 어머니를 지켜보고 있어요.







별것도 아닌데 녀석은 뭐가 그리 재밌을까요?







꽤 오랫동안 어머니 옆을 지키고 있습니다.







나름 진지하게...
















그러다 결국 한소리 들었어요.







뚱한 표정으로 저에게 걸어오는 녀석,







할머니테 또 한소리 들었다,


그러게 왜 할머니를 귀찮게 해?


난 아무짓도 안했다. 뭐
그냥 옆에서 보고만 있었을뿐이야!


어머니가 음식을 하고 계실때 옆에 갔다 몇번 혼나고서도 녀석은 어머니가 뭔가만하면 쪼로록 달려가네요.
그러다 결과는 매번 큰소리 한 방 듣고 도망오면서도 말이예요.



다음에 궁금해도 절대로 안 갈끼야? 
칫!


니가 과연 그럴 수 있을까?







Posted by 하늘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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